PART IV · 세 번째 방 · 양자와 그 너머
표준모형 — 우주를 짓는
17개의 기본 입자
돌을 쪼개고 또 쪼개면 무엇이 남을까요? 20세기 물리학의 답은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 온 우주의 물질과 힘은 단 17종의 기본 입자로 설명됩니다. 물질의 "주기율표"라 불리는 이 지도가 표준모형입니다.
§1물질을 짓는 벽돌 — 페르미온
우리 몸도, 별도, 은하도 결국 두 종류의 기본 입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쿼크와 렙톤. 쿼크는 여섯 종(업·다운·참·스트레인지·톱·바텀), 렙톤도 여섯 종(전자·뮤온·타우와 세 종의 중성미자)입니다. 이 12개를 페르미온이라 부르며, 이들이 "물질"의 재료입니다.
쿼크는 홀로 다니지 못하고 언제나 뭉쳐 있습니다. 양성자는 업·업·다운(uud), 중성자는 업·다운·다운(udd)으로, 쿼크 세 개가 강력으로 단단히 묶인 복합 입자입니다. 원자핵 둘레를 도는 전자는 렙톤이죠. 그러니 평범한 물질은 사실상 업 쿼크·다운 쿼크·전자, 단 세 가지 입자의 조합입니다. 나머지 무거운 입자들은 우주 초기나 입자 충돌기의 높은 에너지에서만 잠깐 모습을 드러냅니다.
§2힘을 나르는 심부름꾼 — 보손
입자들은 어떻게 서로를 밀고 당길까요? 표준모형에서 힘은 보손이라는 입자를 주고받으며 전달됩니다. 전자기력은 광자가, 강력(원자핵을 묶는 힘)은 글루온이, 약력(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는 힘)은 W·Z 보손이 매개합니다. 여기에 2012년 발견된 힉스 보손이 더해져, 표준모형의 입자는 총 17종이 됩니다.
힉스는 특별합니다. 온 공간에 퍼진 힉스 장과 부딪히며 저항을 받는 정도가 곧 그 입자의 질량이 됩니다. 힉스 장이 없다면 전자도 쿼크도 질량 없이 빛의 속도로 흩어져, 원자도 별도 우리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3완벽하지 않은 지도 — 빠진 조각
표준모형은 인류가 만든 가장 정밀하게 검증된 이론입니다. 예측한 입자를 하나하나 실험이 찾아냈고, 어떤 값은 소수점 열 자리까지 맞아떨어집니다. 물질에 대응하는 반물질(반쿼크·양전자 등)의 존재도 예측하고 확인했죠. 하지만 이 지도에는 뚜렷한 공백이 있습니다.
표준모형은 전자기력·강력·약력 세 가지 힘만 다룹니다. 네 번째 힘인 중력은 여기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또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암흑에너지, 중성미자가 왜 (아주 작지만) 질량을 갖는지도 설명하지 못하죠. 이 빈칸이 바로 초끈이론 같은 양자중력 탐구가 출발하는 지점입니다.
표준모형은 세 가지 힘을 훌륭하게 통합했지만 중력을 포함하지 못합니다. 양자역학의 언어로 중력을 기술하려 하면 계산이 무한대로 발산해 버리죠. 세 힘과 중력까지 하나의 틀에 담으려는 시도 — 그것이 다음 장에서 만날 초끈이론을 비롯한 양자중력 이론의 출발점입니다.
핵심 정리
- 표준모형 = 물질 12개(6쿼크+6렙톤) + 힘 매개 보손 4종 + 힉스 = 총 17종
- 페르미온(스핀 ½)이 물질을, 보손(스핀 1·힉스는 0)이 힘·질량을 담당
- 양성자=uud, 중성자=udd — 쿼크가 글루온(강력)으로 묶인 복합 입자
- 힉스 장과의 상호작용이 기본 입자의 질량을 부여한다 (2012 발견)
- 세 가지 힘(전자기·강·약)은 설명하지만 중력은 포함하지 못한다
- 1968
- 글래쇼·와인버그·살람, 전자기력과 약력을 하나로 묶는 전기약작용 통일 이론 (1979 노벨상)
- 1995
- 페르미랩, 마지막 쿼크인 톱 쿼크(173 GeV) 발견
- 2012
- CERN LHC, 힉스 보손(125 GeV) 발견 — 표준모형의 마지막 조각 완성 (2013 노벨상)